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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돼야 할 학생부종합 대입전형

기사승인 2017.11.17  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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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대부분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교육열과 사교육 부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 문제를 큰 걱정거리로 대두시키고 있다.

2017학년도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70.5% 중 85.8%(21만1762명) 인원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위주로 선발되는데 문재인 정부도 정시축소 수시모집 확대의 기조를 내세운 가운데 앞으로 ‘학생부 전형의 위력’은 점점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금년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자료를 통해 ‘썼다 지우는 누더기 학생부’ ‘꼼수와 돈이면 된다? 도입 취지 무색해진 학생부’ ‘서울대 학생부 입학생의 금수저 출신’ 등 언론의 잇단 지적에 평생 교육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오히려 학생부가 대한민국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모두 위선자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몹시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주입식 교육, 서열화 교육이 아닌 모든 학교에서 다양한 인재를 뽑으려고 도입한 학생부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져 다시 바뀌게 되면 어떨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 각 당 의원들에게 제출된 자료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앞으로 대입 공정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학생부 기록담당교사는 정확해야 하고 관리규정에 따른 위법이 적발 될 시는 더 이상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징계가 따라야 할 것이다.

국회 교문위 소속 민주당 노응래 의원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성적조작, 학생부 무단 수정교사가 서울교육청(31명)과 경기교육청(129명)에만도 160명이나 적발됐으나 징계 아닌 주의 정도의 행정처분으로 끝났다고 한다.

학교 폭력, 출결 등 실수나 고의적인 누락이 학생부 관리 부실로 치부돼 가벼운 주의 처분 정도로 끝난 것이다. 또한 교문위 소속 민주당 유은혜 의원에게 제출된 ‘최근 5년간 전국 고교학생부 정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두 18만 2405건이었다고 한다. 2012년 5만 6678건에 비해 32배나 늘었고 금년 1학기만 10만 7760건이 정정됐는데 내년 2월까지는 고칠 수 있어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무단 조작행위도 최근 3년간 300여 건으로 교사 마음대로 썼다 지우고 학생부를 신뢰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그 대책이 시급한 걸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객관적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기재하도록 하거나 복수의 교사가 공동기록을 통해 관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둘째, 학생부 대입 전형으로 재도전을 하는 학생들은 기회를 잃지 않도록 차별을 두지 않아야 한다. 학생부 전형은 현역에 유리하고 졸업생은 정시나 논술에 매달리게 하여 청소년들에게 패자 부활을 허락하지 않는 불공정한 폐단을 없애야 할 것이다.

교문위 국민당 소속 송기석 의원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으로 선정된 60곳(이하 2017년 기준)의 학생부 전형 중 연령제한이 있는 전형이 39개(65%) 였다고 한다.

조사대상 60개 대학의 학교 전형 합격생 중 졸업예정자 79%, 재수생 16%, 삼수생 1%로 심지어 일부 대학들은 99%가 현역의 합격률이었다고 한다.

셋째, 학생부 기재 양식을 대폭 간소화하고 각종 수상, 봉사 동아리 활동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이 많은 점에 비교와 반영 비중을 낮추면서 평가대상자 신상정보를 알 수 없도록 블라인드 처리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에 자율사립고, 특목고 출신 고교 유형정보, 부모 직업, 소득 정보를 가리지 않고 노출시켜 평가자에 제공해 제2의 정유라 입시비리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 중 5년새 ‘금수저’ 출신이 갈수록 늘어 불공정한 입학으로 나타난 만큼, 학생부 종합 전형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국민당 송기석 의원이 지적하기도 했다.

심지어 학생부 종합 전략을 짜주는 ‘대입 컨설팅 학원’이 있는가 하면 ‘생활기록부의 꽃’인 동아리도 돈으로 해결해서 학원이 관리하는 ‘사교육 금수저 전형’의 현주소라고 지적됐다(SBS).

서울대 수시 합격생의 교내상이 평균 27개이며, 3년 동안 혼자서 120개 싹쓸이 한 일도 있었다고 교문위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회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학교별 교내대회 주최 횟수가 많게는 224회부터 적게는 0회까지 천차만별이어서 지역별 학교에 따라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넷째, 대입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각 대학마다 평가자인 입학사정관의 전문성 자격과 운용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문위 소속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주요 60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평가대상 1명에 평균 100.9명이고 많게는 1인당 260명 학생을 심사하는 것으로 나타나 ‘깜깜이 전형’이라고 할 정도로 불신을 갖게 됐지만 정부의 전문적이 채용기준이 없고 운영지침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대입의 수시모집과 학생부 종합 전형이 증가하는 정책은 공감을 얻고 있지만 대입 공정성과 형평성은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되리라고 믿는다.

다행히 지난 8월 31일 대학 입시 제도를 발표하면서 수능 절대 평가 제도를 1년 유예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대통령 직속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도 지난 9월 25일 임명해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입의 근간이 되는 학생종합기록부 관리와 전형의 공정성과 신뢰성, 그리고 형평성의 담보가 되는 평가 기준의 개선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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