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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해녀 '숨비소리' 이어질까

기사승인 2018.09.14  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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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의 재발견 - 거제해녀 고령화로 지속적인 감소, 잠수복·의료 등 지원 절실

해녀문화의 교육적∙문화∙예술적 가치 관광 콘텐츠로 개발해야

조선 해양 관광도시 거제에는 ‘숨비소리’가 아직 살아있다. 지난 2016년 한국해녀문화가 ‘제주해녀’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해녀’ 라는 이름으로 국가무형문재로 등재된 해녀문화는 바다의 고장 거제와 잘 어울리는 문화콘텐츠다.

더구나 거제해녀는 제주지역에서나 꿈꿀 수 있었던 ‘해녀 전문 양성 기관’을 스스로 만들어 거제를 육지 해녀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하지만 해녀들의 삶은 이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제주도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해녀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그들 대부분은 고령화에 접어들었고 그 문화를 잇겠다는 젊은 해녀의 양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965년 2만 5000 여 명에 달하던 우리나라 해녀가 50년 뒤인 2015년에는 4600여 명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2018년 현재 거제해녀는 250여 명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대물림된 나잠술과 해녀문화는 머지않은 미래 교과서나 인터넷 자료에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거제지역은 지난 2014년부터 사라져가는 해녀와 해녀문화의 소중함을 잇기 위해 거제해녀아카데미(대표 김복순)가 설립돼 새내기 해녀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들이 해녀도구 사용법과 잠수법, 호흡법, 수영법, 안전교육, 심폐소생술, 응급 처치 등 실용적인 해녀 실습을 통해 제대로 된 해녀를 길러내고 있다.

특히 이들의 움직임이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전에 시작됐다는 점과 해녀의 본산인 제주가 아닌 지역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해녀가 힘들고 위험함 직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한데다 해녀기술을 습득해도 실제 해녀로 활동하기엔 아직 많은 제약이 따른다.

제주도의 경우 어촌계 정관 개정을 해수부와 국회에 여러 차례 건의해 신규 어촌계 어업원의 가입 규정을 완화하고 가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된 명칭은 ‘제주해녀’지만 그 대상은 우리나라 모든 해녀를 포함하고 있고 국가무형문재로 등재된 해녀도 우리나라 모든 해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제주도가 독보적이었다.

지금은 굳이 제주까지 배를 타거나 비행기에 오르지 않아도 차타고 다리건너 거제에서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거제해녀들이 미래를 위해 만든 해녀전승보존회, 해녀아카데미, 해녀문화컴퍼니(대표 김순도)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거제해녀들이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거제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예를 들어 유물 보유수가 적고 시설이 노후 돼 ‘볼거리’가 부족하다고 지적되고 있는 거제어촌민속전시관에 거제해녀들을 주제로 한 테마나 해녀학교를 마련해 관광객이나 지역 학생을 상대로 체험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면 지역에 새로운 관광 성장 동력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해녀 문화는 그 자체로도 보존할 일이지만 해녀가 바다생태에 지키는 직업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해녀는 스킨스쿠버나 다른 잠수업종이 거들떠보지 않는 성게를 채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게는 불가사리와 함께 바다의 ‘해충’으로 불리며 각종 해조류나 조개류를 무분별하게 먹어치워 ‘바다사막화’의 원인으로 대두되며 바다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다.

바다생태계를 파괴하는 바다사막화는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어업소득 하락의 원인으로 이어져 수산자원과 어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에게 돌아오는데 그 예방에 해녀들의 ‘물질’이 한 몫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해녀는 다른 잠수업과 달리 해산물을 남획하지도 않는다. 산소공급장치 없이 순수한 인간의 힘으로, 그리고 양손에 쥘 수 있는 만큼만 해산물을 채집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해녀가 인류문화유산은 물론 생태환경보존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부터 해녀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해녀복 지원, 해산물가격 보전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다 해녀문화의 계승에 한계를 우려해 중·장기적 방안을 수립해 해녀들의 흔적을 찾고 보존하는 콘텐츠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거제해녀들에 대한 시 행정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거제가 지난 2011년부터 일부 해녀들의 잠수복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거제해녀들의 바램은 제주해녀와 같이 거제시가 해녀문화육성 지방자치조례 제정해 재정지원을 받고 해녀양성을 위한 안전한 바다교실과 강의실을 만드는 것이다.

또 언제 사라져갈지 모르는 해녀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남아 있는 출가해녀들에게 해녀문화와 노동요 등을 채록해고 자료를 보존할 박물관을 설립하는 일도 바라고 있다.

최근 거제시가 발표한 ‘민선 7기 거제시장 공약’ 목록에 ‘거제해녀 지원’을 약속했다. 앞으로 거제시가 거제해녀를 위해 어떤 지원정책을 펼칠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최영희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장

해녀들의 삶은 그 자체가 숭고한 해녀문화 정신이며, 이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서양(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에 대해선 소홀하게 생각해왔으며 해녀문화를 비롯한 우리의 많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해녀문화는 지난 2016년 세계유네스코 등재 이후 세계중요농어업 등재를 준비 중이며 국가 중요 어업1호로 그 원형을 살피고 후손들에게 보전 시켜야할 선조로부터 받은 보물이다.

이제라도 해녀문화의 가치에 주목하고 선조에게 물려받은 해녀문화를 보존하고 지켜야 할 의무와 사명을 가져야 한다.

한국해녀문화전승보존회는 해녀문화를 통해 거제시민에게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고 나아가 이 땅을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해녀문화의 다양성과 소중함을 재인식하는 좋은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해녀문화의 교육적 가치 및 문화∙예술적 가치를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고 거제해녀를 바탕으로 한 문화재형 도시로 만들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거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변광용 시장님의 공약인 천만 관광시대와 관광특구 지정에도 적잖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녀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개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과 국가무형문재에 걸맞는 정책과 지원이 시급하다.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거제해녀의 문화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앞으로 거제 어느 바다를 찾더라도 해녀를 만날 수 있는 문화와 역사가 현존하는 해녀도시로 부활 할 거제를 기대해본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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