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땐뽀걸즈의 재발견

기사승인 2018.12.28 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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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 거제의 속살

조선불황의 여파로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친 조선해양도시 거제를 배경으로 댄스스포츠에 푹 빠진 교사와 여고생의 이야기인 ‘땐뽀걸즈’는 지난해 다큐와 영화로 만들어져 전국을 강타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16회(70분 기준 8부작) 분으로 제작·방영된 드라마 ‘땐뽀걸즈’는 비록 2.5%의 시청률에도 두꺼운 마니아 층을 만들었다. 거제 토박이들에겐 배우들의 어설픈 사투리 연기에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나 이야기 전개 등 전반적으로 좋았다는 평이다.

사등면 광리마을 철탑 인근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 거제의 속살

지금까지 거제지역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지만, 최근 방영된 ‘땐뽀걸즈’ 보다 거제를 속속들이 보여준 작품은 없었다. 드라마 곳곳에서 보여준 거제의 숨은 비경이 속살을 벗는 순간이다.

거제시민의 입장에선 ‘지나가다 자주 만나는 익숙한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웠냐’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이 드라마는 거제의 풍경을 드라마 스토리 전개만큼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드라마는 거제청소년수련관, 해성고등학교, 흥남해수욕장을 주 무대로 조선소 풍경 등 우리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보여줬다.

사등면 성내 공단

그동안 거제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대부분이 거제지역의 관광지나 비경을 애써 찾았다면, 이 드라마에선 굳이 거제의 숨은 장소를 찾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드라마 ‘땐뽀걸즈’는 열심히 살지만 여전히 자신의 삶이 보잘것없다고 부정하는 모든 이들과 아직 조선불황의 여파에 시름하고 있는 거제시민에게 잘해오고 있다고, 이만큼이나 해냈다고 다독여준 드라마로 평가되고 있다.

그중 앞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낯설지만 낯익은 거제의 풍경 몇 곳을 소개한다.

오비공단 인근 촬영현장

오비공단 인근 드라마(주인공 집)

낯설지만 낯익은 우리 동네

오비일반산업단지 인근 주인공의 집 = 드라마에서 댄스스포츠 연습 공간인 거제청소년수련관과 학교생활 무대인 해성고등학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공간은 여주인공 김시은(박세완)의 집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주인공의 집 맞은편 조선소 풍경은 조선도시 거제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집은 아침보다는 늦은 오후 시간 촬영한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조선소 너머로 지는 석양이 매력적이다.

죽림해수욕장 촬영현장

죽림해수욕장 드라마

거제면 죽림해수욕장 = 드라마 4회에서 여주인공(김시은)은 좀처럼 늘지 않는 댄스스포츠 연습을 위해 아무도 없는 바닷가를 찾아 연습에 매진한다. 그리고 우연히 지나다 그 모습을 목격한 남주인공 권승찬(장동윤)과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이 그려졌다.

드라마 초반 두 주인공의 비밀 장소 및 연습공간으로 소개된 이 장소는 거제면 죽림해수욕장이다.

길이 530m에 폭 30m쯤 되는 모래 해수욕장인 죽림해수욕장은 1980년대에 대우조선해양에서 기존 해변에 모래를 보충해 만든 사원 전용 해수욕장으로 얼마 전까지 대우조선의 하계 휴양지로 사용됐다.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댄스스포츠 연습을 하던 무대는 해수욕장의 레저스포츠 선착장으로 사용하려고 만들어 놓은 곳을 드라마제작팀이 활용했다. 죽림해수욕장은 파도와 수심이 낮아 해수욕을 하기에 좋은 장소다.

사등면 광리마을 촬영현장

사등면 광리마을 드라마

사등면 광리마을 및 거제면 오수마을 입구 = 드라마에선 주인공 외에 박혜진(이주영), 양나영(주해은), 이예지(신도현), 김도연(이유미), 심영지(김수현) 등 일명 ‘땐뽀반’ 멤버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땐뽀반 멤버들이 대회를 앞두고 다양한 공간에서 댄스스포츠를 연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추수를 앞둔 가을들판에서 연습하는 장면과 높은 철탑과 갯벌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연습하는 장면은 각각 거제면 오수마을 입구와 사등면 광리마을에서 촬영했다.

거제면 오수마을 입구 촬영현장

거제면 오수마을 입구 드라마장면

이밖에 드라마 ‘땐뽀걸즈’는 바람의 언덕, 고현시내버스터미널, 성내공단, 고현천, 장목면 황포마을(주인공 마을버스정류소), 장평육교(남녀 주인공 데이트 장소), 장승포 수변공원, 남부면 다포마을(혜진의 집), 사등면 광리마을과 성포마을(도연의 집), 옥성삼화 아파트(예지의 집), 삼성하이츠(승찬의 집), 사곡만, 거제문화예술회관, 고현·옥포·아주동 시가지, 거제면, 연초면 등 익숙한 거제의 풍경이 카메라 렌즈에 어떻게 비쳤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