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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되고보니…

기사승인 2020.09.02  08: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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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25번 확진자의 소회

이 기고는 거제 코로나19 ‘25번 확진자’가 보내온 글이다. 25번 확진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업소 직원의 확진(24번) 이후 진단검사 및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검사 전 9일간의 동선도 상세히 밝혔었다.

2020년 8월 22일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은 날, 저는 운영하던 휴게음식점과 카페를 바로 임시휴업을 하고 직원들과 가족들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자처했습니다.

2020년 8월 23일 새벽 2시반경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보건소에서 온 전화였는데, ‘어제 검사자 중 저 혼자 확진자’라고 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온 세상이 정지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1∼2시간 후 병원으로 이송될 구급차가 도착할 것이니, 당분간 사용할 세면도구 등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세면도구 등을 챙기는 동안, 보건소는 역학조사 일환으로 카드번호 및 그 내역서 등을 요구하고 여러가지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역학조사에 응하는 동안 ‘내가 혹시나 기억해 내지 못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에 머리를 쥐어짜며 동선을 모두 밝혔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보건소에서 보낸 구급차가 마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중무장한 의료진을 보는 순간, 제 스스로 죄인이 된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농담 삼아 얘기해 왔던 제 인생의 좌우명들이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돌 지나면서부터 셀프다’, ‘눈치 없는게 인간이가?’, ‘폐 끼치는 인간은 되지 말자.’

그런데, 제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되고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 것이 아닌가?’하는 미안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창원경상대학병원에 도착 후, 밀폐된 음압병실로 안내되었습니다.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지 문자, 카톡이 쇄도했습니다.

역학조사결과 발표로 이어진 일들은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까지 생각했던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거제시의 역학조사결과 발표 후에 각 신문사들은 공식적인 발표만을 다루는 곳도 있었지만, 일부 신문사에서는 추측성 기사를 덧붙여 저를 매도하였습니다.

저의 동선 발표로 접촉자는 자가격리 되었고, 해당 업체는 업무가 마비되거나 영업이 중단되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그야말로 대역죄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음식점과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 중 저와 접촉한 사람은 다행히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가 되었습니다.

5천원짜리 점심을 드시러 오신 공무원이 재직한 면사무소는 폐쇄되고 취미생활을 함께한 공무원은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내 이웃이 현실에 충실한 삶, 건강한 삶을 살다가도 코로나 19의 확진판정을 받으면, 자신들(비확진자)과 「확진자 및 접촉자들」을 구분하고, 「확진자 및 접촉자들」을 ‘죄인’이라고 낙인찍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죄인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것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는 저에게 ‘코로나 19가 완치되어 집으로 복귀한 후에도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를 들게 하였고, 이에 대한 두려움으로 밤잠을 설쳤습니다.

모 신문사에서는 거제시에서 발표한 내용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덧붙여 왜곡 보도를 했습니다. 진실을 날조한 것이므로 정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 날조된 내용에 의해 제가 받은 상처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저는 몇 해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못해 올해 5월에 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는데, 검진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일반내과병원을 방문하여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여 드리자, 의사선생님은 콜레스테롤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콜레스테롤약 2개월분과 위장약 처방을 해주셨습니다. 8월에 처방받은 콜레스테롤약(2개월분)이 다 떨어져가기에 다시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위장이 차도가 없어 피검사를 했습니다.

피검사 결과를 보기위해 병원을 재방문하였고, 의사는 콜레스테롤을 제외하고는 정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위상태가 좋지 않아 부족한 영양보충을 위해 수액(링거)을 맞았고 콜레스테롤약 3개월분과 위장약을 처방받아 그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약을 구입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모 신문사는 이를 미열인 상태에서 코로나19 의심을 숨기고 병원과 이 약국 저 약국을 다닌 것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공장소나 병원 등에서는 입구에서 체온을 체크하고, 미열이라도 있으면 출입을 시키지 않습니다.

저는 직원이 확진자가 아니었다면 전혀 모르고 지나갈 ‘무증상’ 확진자입니다. 음압병실에 격리되어있는 지금까지도 정상 체온의 무증상 확진자입니다.

누구라도 코로나19 의심이 들면 일반병원이 아니라 당연히 보건소에서 코로나19를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자마자, 스스로 직원들과 가족들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즉각 받았던 것입니다.

어쨌든 나름 방역수칙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며 생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불행히도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은 건 철두철미하게 관리하지 못한 제 탓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와 접촉하여 보건소나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자가격리나 영업에 방해를 받으신 분들 등 모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행히도 저 또는 직원과 접촉한 분들이 모두 음성으로 나와 깊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19의 피해자입니다

코로나19는 사회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며 사회 곳곳을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학생, 소상공인, 의료진, 사회지도자들 등 우리 모두 코로나19의 피해자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소상공인들은 경제적 불안으로 피눈물 흘리고, 의료진들은 방호복으로 중무장하여 확진자들을 돌보느라 더위와도 싸워야 하고, 정치권은 코로나19의 확진자 확산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어수선하고, 국민들은 코로나19의 확진자에 대한 비난과 증오로 그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 그 가족분들.. 생각만해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염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예고없이 내게 올 수 있고, 예고 없이 누군가에게 갈 수 있습니다.

내가, 내가족이 언제 어디에서 확진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아직도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단체활동을 강행하거나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아 피해를 확산시켜서는 안됩니다.

특히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 외의 추측성 비난은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반드시 이겨내야 합니다.

이겨낼 수 있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서로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 위로의 말 한마디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야 합니다.

각자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따뜻한 마음을 교류하면 그 따뜻함으로 코로나19를 녹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합시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마음에 깊이 새기면서 항상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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