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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부내륙철도 거제 역사(驛舍)는 사등면에

기사승인 2020.12.02  12: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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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수환 /KTX 거제역사 사등면 유치 추진위원장, 전 5‧7대 거제시의원

저는 11년 전 5대 시의원 시절인 2009년 시정 질문과 5분 발언을 통해 현재 연초로 확정돼 이전을 추진 중인 ‘거제종합터미널’ 용역보고에 대한 문제를 수차례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앞서 3, 4대 거제시의회에서도 ‘사등면 사곡리 늘밭등’이 종합터미널 적지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는데, 시 용역 결과에서도 역시 2순위로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거제시는 합리적 근거도 없이 사등면을 후보지에서 배제한 채 1순위 연초면(연사)과 3순위 상동동으로 용역을 추진해 결국 연초면으로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현재 터미널 이전 사업이 지지부진한 줄로 압니다만, 당시 제가 연초면이 불가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몇년 안에 거제의 심장이 될 곳으로 종합터미널을 들어서면 미래 거제시의 심장을 막고 오히려 교통 집중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대규모 시설 신축이나 이전은 “반드시 미래를 내다보고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지역 균형발전이란 무엇입니까?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우선 개발해 주민들의 기본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다른 지역과의 격차를 줄여 지역 간의 동등한 발전을 추구하는 선진국형 개발 방식입니다.

잘알다시피 2014년 12월 정부가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사등면 사곡만에 조성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사등면민들은 그때서야 지역발전을 견인할 대규모 조선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기대와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불황에 이은 양대 대형조선소의 불참, SPC 와해 등 여러 사정이 겹쳐지는 바람에 지금은 단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거의 포기상태나 다름이 없는 현실은 개인적인 입장을 넘어 거제시로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당시 거제시가 대규모 국가산단을 이곳에 유치했던 이유는 육‧해상을 통한 조선기자재 등 물류 수송의 최적지였기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육상 수송의 핵심인 거제∼김천 간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위치까지 구체적인 밑그림도 그려 두었습니다.

사등면은 예로부터 경남 중서부로 통하는 거제시 관문이었으나 요즘은 둔덕면과 함께 가장 낙후돼 있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4월 거제시에서 고속철도 거제역사 후보지로 국토부에 건의한 두곳에 사등면을 포함시킨 건 다행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동동이 거제 역사 후보지로 확정됐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보고 정말 분노했습니다. 상동동은 몇 년 전 부터 개발 붐을 타고 대단위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제는 집단 주거지역이 된 곳입니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대 교통지옥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오히려 도시 안전기반 조성 등 시설 확충이 더욱 절실한 지역입니다.

그런 곳에 10만평이 넘어가는 고속철도가 가로지르고 역사와 정비창까지 들어선다는 건 땅값 상승을 노리는 개발업자나 지주들만 좋아할 뿐, 평범한 상동 주민들은 그다지 반길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고속철도가 거제 깊숙이 들어와야 된다는 순진한 말도 합니다. 그러나 돈(공사비)이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계획대로라면, 거제∼김천 간 남부내륙고속철도를 오는 2028년까지 개통시키기 위해 자그마치 4조7528억 원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됩니다.

특히, 경부고속철도 건설 당시를 기준으로해도 1Km당 건설비용이 최소 400∽최고 600억 원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통영에서 거제로 오기 위해 세워야 할 철교에도 엄청난 예산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사등면 성내 일원에 거제 역사가 세워지면 무엇보다도 수천억원의 공사비가 절감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등면 성내는 기존의 14번 국도나 지방도를 통해 거제 전역 어디든지 2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한가지 더 있습니다. 지금은 ‘낭설’이 됐습니다만, 몇 년 전에 남부내륙고속철도가 통영시 용남면에서 끝난다는 소문이 나돌아 거제가 술렁거린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통영역이 생길지 잘모르겠습니다만, 사등면에 역이 들어서면 일부 통영시민들도 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옥포‧아주‧장승포는 대우조선해양, 고현‧상동‧수월은 삼성중공업, 연초‧하청‧장목은 거가대교와 저도, 일운‧남부‧동부는 해금강, 외도 등 관광지를 끼고 발전해왔듯이, 앞으로 KTX 거제 역사는 낙후된 사등과 둔덕의 새로운 도약을 촉진해 100년 후 거제시 지역균형 발전의 초석이 되리라 믿습니다.

물론, 역사 위치에 대한 최종 결정은 국토부에서 용역 결과에 따라 추진하겠지만, 우리 사등면민들이 거제 역사를 고향에 유치하겠다는 절절한 심정만이라도 이런 기회를 통해 정부 당국자들에게 꼭 전해지기를 기대 합니다

다만, 우리의 이런 목소리는 앞서 추진위원회 발족 당시에도 밝혔듯이 새로운 지역갈등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순수하게 고향을 사랑하고 낙후된 사등‧둔덕면의 균형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뜻임을 다시한번 밝혀 둡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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