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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거제역사(驛舍)는 어디에?

기사승인 2021.03.15  13: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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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 소장

   

고속철도 거제역사 위치선정과 관련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끝났다. 공청회는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거제면 서정리 주민들로 인해 파행을 겪었다. 공청회를 지켜보면서 ‘거제시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말 거제시는 ‘거제역사 위치선정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거제시의 역할은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많은 시민과 국토부 관계자들조차 ‘거제역사 위치선정 과정에 당연히 거제시가 제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행으로 끝난 이번 공청회는 정작 시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거제시나 확답을 해 줄 수 있는 높은 사람들은 빠져 있고, 힘도 역할도 없는 말단 공무원들과 용역업체, 애가 닳은 시민들만이 국토부의 요식행위에 들러리 서고만 느낌이었다. 이제 국토부는 반드시 해야 할 공청회라는 요식행위를 끝냈으니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역사 위치와 노선을 결정할 것이다.

거제역사의 위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의외로 해답은 간단하다. 거제의 미래 백년대계, 거제의 이익을 위해 위치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우리 거제시민들이 생각하는 관점과 국토부가 생각하는 관점이 다를 경우가 문제다. 국토부는 거제역사의 위치를 결정할 때 거제의 미래 이익만을 고려해 역사의 위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광역교통망, 경제성 등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국토부가 생각하는 편익과 우리 거제의 미래 이익이 상충하거나 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거제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토부이기에 거제시민들의 견해와 상당히 다른 결정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거제시민들의 이해와 국토부와의 견해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역사 위치선정을 위한 용역

그래서 제대로 된 용역을 못한 아쉬움이 크다. 역사 위치 선정을 위한 제대로 된 용역 결과를 가졌다면 첫 번째로 거제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갖지 못한 국토부에 비해 훨씬 큰 협상력을 가졌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역사 위치에 대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대시민 설득도 훨씬 용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등이냐 상동이냐와 같은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지 않아 소모적 갈등에 따른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19년 1월 남부내륙고속철도 예타 면제가 발표된 이후 통영, 합천, 진주, 창원 등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많은 지자체가 역사 위치나 노선 등과 관련된 용역을 발주했다. 지역의 이해가 걸린 일이라 당연히 용역을 통해 지역의 이익이 가장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 했을 것이다.

고속철도 역사 위치와 관련된 용역의 필요성에 대해 변광용 거제시장은 “중앙정부가 지자체 차원의 조치나 용역 자제를 요청해서 하지 않는다. 거제시는 관계 기관과 협의하는 것이지 직접 선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렇게 답변해 놓고는 실제 시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역사 위치 선정을 위한 내부용역을 해서 국토부에 3군데(사등, 상동, 명진)의 역사 위치를 건의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시의회와 상의도 없이 몰래 용역을 발주한 것뿐 아니라 또 당초에 거론되지 않았던 명진(거제면)이 등장하면서 문제가 되었다.

논란이 확대되자, 뒤늦게 거제시는 2020년 4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 또한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에 불과했고,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발표하면 ‘거제시는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역사 위치선정을 위한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라는 명목상의 보호막용 면피와 다름없었다.

차라리 중앙정부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제대로 된 용역을 발주해서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타 시군처럼 정확한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국토부를 설득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었다.

사등이냐? 상동이냐?

사등은 사등대로, 상동은 상동대로 일장·일단이 있다. 결국엔 올해 상반기 중에 정확한 노선과 역사 위치가 확정 고시 될 것이다. 국토부의 현명을 판단을 기대한다. 당초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예타 면제사업으로 추진된 그 취지대로 지역의 균형발전과 미래를 위해 긴 안목에서 역사의 위치를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 2029년이면 가덕도 신공항도 웅지를 틀게 된다. 거제역이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종착역이 아닌 가덕도 신공항과 연결된 철길의 한 역이기를 기대해 본다.

그뿐 아니라 견내량을 건너게 될 철도 교량을 건설할 때, 향후 통영-거제 간 고속도로를 염두에 둔 2층 교량을 건설해서 철도와 더불어 고속도로의 진입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역사 위치에 관한 논란을 핑계로, 고속철도 건설이 예정보다 늦어진다거나 구간 자체를 나누어 진행한다는 등의 일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전체적인 사업이 민원을 핑계로 늦어지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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