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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국 비탈에 서다

기사승인 2022.07.15  1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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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신 /조선해양플랜트리더아카데미 총동문회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을 겪었던 한국 조선이 최근 대형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8년 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아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현재 조선소마다 극심한 인력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미달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년(2015~2019)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조선소를 떠났던 인력 들이 뿔뿔이 흩어져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한때 20만3천명 명이었던 우리나라 조선 인력들은 현재 9만5천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당시의 불황에 내몰린 조선소들이 호황기에 대비 없이 무조건 사람들을 내쫓아 거리에 내몰린 근로자들은 살길을 찾아 업종이 비슷한 건설현장으로 떠났고, 지금은 약 4만 이상의 조선소 근로자들이 평택과 파주, 청주와 삼척으로 그리고 포항의 일터에서 똬리를 틀고 정착해 버린 것이다.

그곳은 조선소와 비교해 고임금에다 작업환경이 비교적 양호하고, 위험도가 낮으며, 복리후생 시설이 양호하고, 기숙사 무상제공에다, 자녀학자금까지 제공하는 등 조선소와 비교가 안되는 월등히 우수한 대우를 받으니 3D업종으로 고위험 기피업종인 조선 현장으로 다시 돌아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체들은 생산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조선소로부터 수주 받은 일감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반납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물들어 왔는데 노 저을 사공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현장에서는 동종업체끼리 인력 빼가기가 빈번하여 전체 생산 공정에 큰 차질이 발생하면서 임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업체 간 공멸을 자초하고 있으며, 누적되는 재정적자와 경영난에 업체 대표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조선은 심각한 인력난으로 선박건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선박 건조공정이 곤두박질치는 극심한 혼란상을 겪고 있으며, 선박의 부분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하청협력사들이 저단가로 물량수급을 기피하다보니 제때 제작이 되지 않아 공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원자재 값 폭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조선산업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매우 엄중한 시기를 맞고 있다.

조선은 노동집약산업이다.

배를 직접 생산하는 하청기능인력(용접 취부 사상 비계 도장 등)이 없으면 배를 만들 수가 없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인력문제는 바로 직접 배를 만드는 하청 기능인력들이 현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부족한 인력은 양성 되지 않는데다, 일하는 인력도 자꾸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늦은 시간에 퇴근하여 옷은 쇳가루로 뒤덮이지만 주52 시간에다 각종 잔업수당 등이 줄어 돈은 쥐꼬리만큼 받고 갈수록 임금이나 복지제도 등 대우가 열악해지는데다 언제 짤릴지도 모르는 조선현장이 불안해 더 이상 있기가 싫어 사라져가는 것인데 이런 인력들을 잡아둘 뚜렷한 방도도 없고, 부족한 신규 기능인력을 키울 인력양성소도 없는데다 설령 있다해도 지원해 오는 젊은이들이 거의 없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에 조선소와 정부, 지자체에서는 무슨 비상한 대책을 세워서라도 청년들을 끌어들일 만한 특별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우선 병력특례 혜택이나 청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임금체계와 더불어 주거와 복지시설 확충 등을 통하여 조선소의 인식을 확 바꿈으로서 그동안 쌓여있던 조선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인력 확보방안 중 하나로 현재 내국인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에서 적극적인 외국인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외국인 고용을 내국인 의 20%로 제한하는 기존 E7비자제도를 개선하든지 폐지하고, 외국인력들의 유입을 막는 쿼터제 등 각종 규제제도를 하루속히 철폐함으로써 이들을 쉽게 데려다가 양성하여 현장에 투입하여 부족한 인력을 계속 채워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다년간 국내조선업에 종사하면서 이미 대체 불가능한 인력으로 자라잡고 있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양성화하거나 한시적이라도 유예하여 지금의 부족한 인력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있는 바 이에 산업부와 법무부에서는 적극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조선소와 조선관련 기관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제도개선을 통해 집나간 조선 기능인력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하루 빨리 수립하고 사내·외 조선협력사의 대폭적인 단가인상과 임금의 현실화 그리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할 분위기를 유도하여, 그동안 침체되었던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재도약하는 슈퍼 사이클 시기를 맞아 인력고갈의 철퇴를 맞고 휘청거리는 이 냉혹한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조선소가 아무리 많은 배를 수주하더라도 배를 만들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 이라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여야 할 것이며, 정부와 지자체 조선소와 협력사 모두 힘 모아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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