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풍 /경남도의원(거제2·국민의힘)
국도 5호선 해상구간 건설이 잠들어 있다. 거제시 장목면과 마산합포구를 잇는 구간이다. 24.8km를 연결하는데 사업비만 1조 2,104억원이다. 창원 육상부 13.1㎞에 4천39억원, 거제 육상부 연장 4㎞에 1,243억원 예산이다. 그 중 해상구간은 길이 7.7km에 6,822억원으로 중요 국책사업이다. 거제와 육지를 곧바로 연결하는 해상교량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본래 이 사업은 2008년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시작됐다. 일명 이순신대교로 불리며 16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이순신대교는 동남권 5개 선도사업 중 하나였다. 돌이켜보면 이순신대교를 제외한 4개(함양~울산 고속도로, 경전선 복선화, 부산외곽순환도로, 동북아 제2허브 가덕신공항) 사업은 이미 완료되었거나 정부 주도로 적극적이다. 마찬가지로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이었던 전남 신안군 압해와 암태를 잇는 천사대교는 2019년에 개통되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순신대교 해상구간 길이(7.7㎞)와 천사대교(7.3㎞) 길이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이순신대교만 착공조차 못하고 계획단계에 머물러 있어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를 바라보는 거제시민들의 분노는 폭발지경이다. 해상구간도 문제지만 육상부 또한 마찬가지다. 거제 장목∼마산합포구 전체 구간 중 창원 육상부는 이미 2021년 초에 개통했다. 그러나 거제 육상부는 착공조차 못했다. 정부가 이상한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거제 육상부 착공을 위해 토지보상비 등 50억원의 배정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황당하다. 거가대교 통행료 추가 손실금을 부담하겠다는 확약을 해야 착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배정된 50억원 예산도 사고이월 또는 불용처리 될 운명이다.
정부는 국도 5호선 해상구간 건설에 또 다른 조건을 내세웠다. 종점지를 거제 연초면에서 통영까지 연장된 마당에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거가대교 통행료와 결부시켜선 안된다. 해상구간이 개통되면 민자사업자 손실이 우려되므로 경상남도가 전액 책임지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경상남도와 부산시가 각각 손실분을 반반씩 분담해왔다. 정부는 추가되는 손실분을 부산시를 제외하고 경상남도가 전적으로 추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거제시민 입장에선 뒷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격이다. 비싼 통행료를 부담해온 것도 모자라 창원으로 손쉽게 갈 수 있는 길도 막아버린 것이다. 억울해도 이렇게 억울할 수 있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통행료를 내고 있는 거제시민에게 거가대교를 제물삼아 국도 5호선 해상구간 착공마저 흥정하려는 정부의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하다. 오히려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거가대교 통행료 부담을 낮춰져야 하고, 국토교통부는 지방도를 국도로 승격시켜 국가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옳은 일이다.
거가대교는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따라 통행수입이 보장금액에 못 미치면 매년 손실보전을 해주어야 한다. 국도 5호선은 전액 국비로 충당되는 국책사업으로 통행료 부담이 없다. 정부는 거가대교 추가 손실금을 경상남도가 전액 부담하라고 강요해선 곤란하다. 거제시민은 통행료 부담없는 도로를 이용하면 왜 안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서 부담해야할 일을 지방재정으로 메우고 거제시민들이 비싼 통행료를 부담하라는 뜻이다.
국도 5호선 해상구간과 거가대교를 연결시키는 것도 어깃장행정이다. 국도와 민자도로 누가 먼저인지 정부 당국이 깨달아야 한다. 왜 경상남도만 손실금을 감내해야 하는지 분노를 토하지 않을 수 없다. 거제와 연결되는 도로 건설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통영에서 멈춰져버린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거제까지 계획되어 있던 고속도로가 멈춰서고 말았다. 전국을 둘러봐도 인구 20만 도시 중에 고속도로, 철도, 공항이 전무한 지방자치단체는 거제밖에 없다. 아무리 역경이 있더라도 주민들의 숙원인 과제는 풀어야 한다. 거가대교 통행료 손실보전금 문제는 지방도를 국도로 승격하는 것이 정담이다. 국가재정을 투입할 수 있기에 깔끔히 해결된다. 국도 승격이후 한국도로공사 관리를 통해 거가대교 통행료를 인하하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수이고 중요하다.
국도 5호선 해상구간 착공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거가대교와 분리하여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경상남북도와 충청도를 거쳐 강원도 내륙 등 한반도 중앙을 연결하는 중심축 도로다. 향후 통일시대를 감안한다면 무궁무진한 사회경제적 잠재력이 풍부한 희망의 도로이기도 하다.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교통수요에 대응하고, 동남권의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중요한 교통인프라 시설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가덕신공항, 진해신항, 조선산업 물류의 거점 도로로서 활용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330만 경남도민의 숙원사업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국도 5호선 해상구간 착공으로 경상남도의 섬과 섬을 연결하여 수려한 절경을 뽐내는 ‘아일랜드 하이웨이’ 시작점으로서 남해안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